2012/04/05 21:00 잡담
옥상의 백합령씨(屋上の百合霊さん) 감상
OP 무비.
객관적이고 공적인 입장에서 보면 그리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래도 어디까지나 사적인 입장에서, 팬심이라 부르든 덕심이라 부르든 사심을 듬뿍 개입시켜 놓고 보면
침이 마르도록 칭찬해도 모자랄 것들이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백합이 그렇습니다.
백합이란 장르에 애정을 품고 있지 않은 사람으로서는 좀 지루할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백합의 가장 원초적인 구성요소로 보고 있는 '소녀심心'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저로서는
정말 오랜만의 백합충만한 작품이었습니다.
제작사 라이어소프트(Liarsoft)는 저는 들어본 적 없지만 이 업계(미연시)에선 꽤 이름있는 회사인 듯 합니다. 이게 30번째 작품이라고 하네요. 사실 백합을 주제로 하는 미연시가 드문 것은 아니지만, 그간 나온 작품들은 대부분 (둘을 구분한다는 전제하에) 백합보다는 레즈물에 가까운고로 더 소중한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 스토리- 전체적인 줄거리는 주인공이 우연히 학교 옥상에서 한쌍의 유령(자칭 백합령- 유령 백합령)을 만나게 되어
그들의 부탁대로 연심을 품고 있는 커플들을 남모르게 도와가는 내용입니다. 일명 백합 큐피드.
평범한 발상에 평범한 전개지요. 네, 딱히 극적이라고 할 만한 사건도 없고. 그렇지만.
딱히 연애를 대상으로 하지 않더라도 소녀들, 그 사이사이의 일상의 작은 반짝임이나 따뜻함을 바라보는 데 싫증내지 않는 사람이라면, 꽤 즐거운 경험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단점이라면 우선 몇몇 중요한 사건들이 별 설명 없이 그냥 우연히? 이유없이 진행되 버리는 점.
그리고 한껏 분위기 잡던 고민이란 게 절에 살면서 미션스쿨에 다닌다고 끙끙 앓던 S모양마냥 아니 뭘 그런걸로 고민하고 있어.. 하고 말해주고 싶은 고민이란 점도 있네요. 뭐 정말로 심각한 고민도 있고 그런 것도 당사자한테는 심각한 고민일 수는 있지만.. 네 뭐 그렇습니다.
분량은 4월부터 11월까지로 만 6개월 정도지만, 엔딩 후에도 본편에 육박하는 분량의 다른 즐거움이.. :)
+백합령들의 목적이 여자들끼리 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 이라는 점도 있고 해서 커플마다 한 씬씩 그런 장면이 등장하긴 합니다만.. 별로 그리고 싶지 않았는지 시나리오도 짧고 소프트하고, cg도 인체비례가 좀 안 맞는 느낌이네요. 뭐 본편의 이야기를 방해하지 않을 정도가 아니라 다행이긴 하지만요.
○ 음악 - 곡 수는 몇 개 안 되지만 하나하나가 굉장히 좋아요. 곡마다 허밍 비슷한 코러스가 들어 있는데, 느낌이 좋습니다.
요우카가 부르는 A A 아이(愛)를 꼭 들어보고 싶었는데, 이건 어째선지 게임상엔 안 들어가고 구입시 따라오는 특전 CD에만 들어있는 모양이더군요. 뭐 그것도 금방 웹상에 풀렸습니다만 '~'
○ 시스템 - 스케쥴 노트라는 형식을 이용해서 유나나 백합령들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진행하고, 다시 커플 당사자들의 시점에서의 이야기를 진행하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덕분에 엔딩 이후 또다른 즐거움도 있구요 :)
한 가지 중요한 단점은 풀 보이스가 아니라는 것. 등장인물이 많아서 그런지 어쩐지, 분량이 아주 긴 것도 아닌데도 보이스가 있는 장면이 적습니다. 본편만 놓고 봐도 보이스가 있는 장면이 1/4이 채 안 되는 느낌입니다. 덕분에 목소리 잊어먹겠어요(..)
드라마CD는 커플별로 하나씩 낸 모양인데, 본편에 좀 투자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등장인물 -
●주인공&협력자들
토미 유나
쿨뷰티 계열(키리 양의 감상)의 주인공 아가씨. 2학년
대인기피증 까지는 아니어도 사람들과 관련되는 것을 좀 싫어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여러모로 대단한 수완가랍니다. 취미 겸 특기는 요리.
꽤 진지한 성격에, 품고 있는 고민이란 것도 꽤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느꼈을 것이라.. 굉장히 공감가는 캐릭터였어요.
동성애에 대해서는 '그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정도의 인식.
행복해져서 다행입니다. 정말로.
코마노 히나
유나보다 한 살 어린 소꿉친구. 육상부 1학년.
유나랑은 부모니이 친구라 태어날 때부터 알고 지냈고, 부모님이 야근할 때면 자주 유나네 집에 가서 저녁먹고 하는 모양입니다. 엄청난 대식가이기도 합니다 :)
긍정도 부정도 'ん' 한마디로 통일. 말수는 적은데 멍멍이 같은 느낌이라 무지 귀엽습니다 :)
유나를 유나네라고 부릅니다.
아노 후지
아마 유일한 유나의 반 친구. 자기 교우관계는 꽤 넓은 편입니다.
뭔가 항상 하나 이상씩 잊어먹고 다니는 습관이 있어서 친해지게 됐다나 뭐라나.
오덕입니다(笑).
●백합령
에노키 사치
80년전에 사고사한 유령. 80년전 교복도 21세기의 L모 여학원 교복이랑 별로 다르지도 않은 것 같지만요(笑)
큰언니답게 굉장히 상냥하고 어른스러운 성격. 죽은 지 꽤 오래되셔서 가끔 요새 물건들에 흥미를 보이는 모습을 보면 재미있어요.
그동안 학생들의 사랑을 지켜보는 것밖에 할 수 없었지만, 유나와 소통할 수 있게 된 것을 계기로 유리토피아(yuritopia) 실현을 위해 여러모로 애쓰시고 있답니다 :)
에이타니 메구미
30년전에 병사한 유령. 유령이 되자마자 사치양에게 고백해서, 지금까지 쭈욱 연인 관계랍니다. 플레이할 적엔 별로 의식하지 않았는데 30년 동안이나 저런 알콩달콩한 관계라니 대단하네요(..)
유나를 놀리거나 양껏 질투하기도 하고, 조금 어린애스런 성격이네요. 그래도 사치씨 일편단심이란 것만은 언동 하나하나에서 전해져 와서, 귀엽기만 합니다.
●선배와 후배
아이하라 미키
城女(학교 이름)의 聖女라고 불리는 정미위원회 부위원장. 3학년.
정미위원회는 화단에 물 주거나 하는 곳 같은데, 워낙 착한 사람이라 온갖 잡무를 다 떠맡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녀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마키쨩 옆에 있다 보니 키가 엄청 커 보였는데 그냥 보통 키데요^^;
마키 세나
아이하라 선배에게 첫눈에 반한 사랑에 눈뜬 꿈많은 소녀. 이런 고전적인 관계 좋아요 :)
그야말로 여자애구나, 싶은 귀여운 외모랑 생각들이지만 의외로 힘도 세고 폭주하는 면도 있고 귀엽습니다.
화내면 목소리가 남자가 됩니다(..)
●우정? 애정?
이치키 우미
후타노 사사
미야마 레나
오오 세사람라니! 이 무슨 배덕과 금단의 삼각관계란 말인가!!
..라고 흥분했는데 일찌감치 한명은 탈락?하고 둘이서 알콩달콩 하는군요 '~' 뭐 이런 관계도 나쁘지 않지만요 :)
성격은 셋이 전혀 다르지만 성이 하나 둘 셋으로 읽히는 걸 계기로 중학생 때부터 세명이 한세트로 다녔다고 하네요. 지금은 방송부 2학년.
●교사와 제자
츠루기미네 키리
귀여운 것이면 사족을 못쓰는 이과계 소녀. 수리부의 부장이자 유일한 부원이기도 합니다.
원래 굉장히 합리적인 애 같은데 첫등장이 워낙 엉망진창인데다 워낙 유능하신 두분(유나랑 아키)이 옆에 있는 때가 많아서 별로 그쪽으로 빛날 기회는 없었습니다^^;
사제관계에 동성애라는 이중으로 어려운 기믹을 깔아놓아서 조금 어른스러운 분위기로 흐르기도 하지만.. 역시 소프트하고 명랑합니다. 잘되어서 좋았어요, 얘네도.
소노 츠쿠요
선생님인데 저 키에 트윈테일이라니.. 노리고 만든 캐릭터라고밖에 볼 수 없지만, 말하는 거나 행동이나 확실히 제대로 된 어른입니다 :)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초반에는 어려운 관계가 되겠구나 싶었는데, 작전(?)에 너무 쉽게 넘어가버려서 웃었어요, 좀.
●신분 차이의 사랑 - ^_^ 최고입니다 얘네들.
코바 요우카
학교 외부에서 밴드를 하고있는 락커. 복장은 몹시 헐렁헐렁하지만 딱히 불량학생은 전혀 아니구요.
바보입니다 :) 비밀 같은 건 만들래야 만들수가 없고 서프라이즈도 참을 수가 없어서 상대방한테 미리 말해 놓고는 서프라이즈니까 기대하라구! 하는 성격. 정말 뭐랄까.. 재미있는 의미로 올곧다고 할까. 그 점에서 역시 다른 의미로 올곧은 아키랑 찰떡궁합이지만.
지각을 단속하는 아키에게 (좀 M적으로) 반해서 일부러 지각에 아슬아슬하게 등교하고 있습니다.
아키 말마따나, 정말 흥미가 가는 성격이에요 :)
아리우 아키
학원의 문지기로 유명한 풍기위원. 여자아이에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커다란 디지털 시계가 인상적이었어요.
그건 그렇고.. 이건 정말로 재미있는 캐릭터입니다 :)
철저하게 합리적이고, 해야 할 말은 숨기지 않는 대쪽같은 성격, 듣고 있으면 냉철하다고 해야 할 것 같은 성격이지만
의외로 안에서는 정열적이라고 부를 만한 뜨겁고도 인간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러면 흔한 갭 모에 캐릭터구만.. 하겠지만 또 의외로
그 갭이란 것이 전혀 갭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차가움과 뜨거움이 평행선이 아니라 철저하게 한 직선상에서, 함께 일관되고 진지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할까요.
정말 멋진 캐릭터인데 뭐라고 표현할 방법이 없네요 :) 인기투표 하고 있길래 전 망설임없이 얘 찍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것도 이를 데 없고, 이런 새로운 형태의 캐릭터를 창조해내기란 쉬운 게 아닌데 말이죠. 아, 웃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요.
●평생 함께
아미시마 마츠리
이나모토 미유
3학년 육상부 커플, 부장과 부부장. 중학생 때부터 주욱 사귀어온 원숙한 커플입니다.
둘 다 현역이지만 미유는 좀더 매니저나 코치에 가까운 느낌이네요.
한마디로 표현하면 L모 여학원 3년생의 S양과 Y양. 네, 왕도죠 뭐.
육상부인 관계로 히나를 끌어들여 꽤 재미있는 전개가 벌어집니다 :)
○ 총평- 한마디로 표현하면 소녀심 충만한 백합 일상물.
별 다섯개 만점으로 네개 반? 풀 보이스였다면 별 다섯개는 너끈했을 텐데 말예요.
일상물을 만드는게 쉽지 않다는 생각도 듭니다. 일상물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게 백합이란 생각도 듭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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